도쿄 현지인 맛집 / 도쿄 츠키지시장 / 백 선생님이 아직 안 간 가게 두 곳

츠키지 시장에 대해 들어본 적 있나요. 아마 도쿄 여행을 계획하시다가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름이지 않을까 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시장이었던 곳과 그 근처 가게들입니다. 도쿄올림픽 전에 도소매시장은 도요스로 이전을 했고 지금은 주변 상권만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서울로 치면 강남구와 같은 도심 한복판이라 사실 시장이 있기에는 조금 아까운 위치긴 하지요. 남아있는 가게들이 분발하여 해산물, 육류, 식기류, 반찬류 등을 팔며 제법 시장스러운 분위기를 내지만 진짜 시장이 있었던 시절보단 꽤나 관광지스러운 분위기입니다.

코로나가 한창일 때 찍은 사진이라 많이 한적합니다. 노란 지붕 있는 가게가 계란말이 파는 집이고 백 선생님이 다녀가신 후론 한국인들이 줄 많이 섭니다. 저도 가끔 먹는데 달달한 달걀맛입니다. 그러고 보니 조류 인플루엔자로 달걀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데 괜찮을까 싶습니다.

 

이쪽 골목 말고 다른쪽 골목에도 백 선생님 다녀가신 곱창덮밥집이 있는데 최근 보니 한국 사람들이 많더군요. 제가 예전부터 애정하던 집인데 유명해지니 가기가 싫어집니다. 이런 게 바로 뒤틀린 심사일까요. 사실 츠키지시장은 생선이 메인이기 때문에 곱창덮밥보다는 스시나 해산물덮밥 쪽이 낫다 싶다가도 그렇게 진한 된장 육수를 하루종일 펄펄 끓이고 있는 집도 도쿄에서 흔하지 않으니 백 선생님이 소개한 이유가 있지 싶습니다. 제 추천은 지하철 첫 차가 있는 새벽 5시-6시부터 가서 스시를 먹고 후식으로 진한 맛의 곱창덮밥을 먹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중용의 지혜.

골목 안은 이런 분위기입니다. 해산물덮밥집들도 있고 스시집도 있고 한국 사는 친구가 놀러 오면 스시잔마이에 데려가곤 합니다. 스시잔마이는 또 다른 게시글로 소개할게요. 일본에서만 할 수 있는 모닝 스시의 매력이 있습니다.

이날 제가 개척한 곳은 주먹밥집입니다. 항상 주먹밥이 맛있어 보였지만 다른 먹거리도 많아서 지나쳐 온 곳이었는데 오늘따라 밥이 땡겨 사봤습니다. 마루토요란 곳이군요. 간판도 안 보고 정말 밥에 끌려 들려본 집이라 이제야 이름을 아네요.

집에 오자마자 바로 라면 하나 끓여서 먹어줍니다.

이건 장어가 들어간 주먹밥입니다. 장어덮밥은 비싸서 자주 못 먹는데 가끔은 이렇게 대신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합니다.

이건 반숙 맛계란이 들어간 녀석입니다. 익기 조절이 정말 절묘해서 노른자의 고소함과 밥이 잘 어울리면서도 줄줄 흘리지 않아 먹기 편했습니다. 주먹밥이란 본디 먹기 편해야 하지요.

그다음으로 들린 곳은 빵집입니다. 빵집 이름은 빵 공방 르 팡입니다. 프랑스어로 빵은 팡, 고로 the bread정도의 이름을 가진 빵집입니다. 사실 빵집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노포입니다.

라인업도 단출합니다. 주력 메뉴는 크로와상이고 메론빵도 있습니다. 종류는 시기마다 바뀝니다.

저는 팥 크로와상, 크림 크로와상, 그리고 메론빵을 하나 사 왔습니다.

팥이 생각보다 버터 가득한 생지와 잘 어울립니다. 크로와상만 놓고 보면 A급이라곤 할 수 없지만 팥과의 밸런스가 좋습니다. 그리고 겉에 잔뜩 부려준 검은깨가 식감을 더해줍니다.

이건 크림이 들어간 버전입니다. 바닐라빈이 팍팍 터지는 고급진 크림은 아니고 동네 빵집에 파는 크림빵에 들어가는 것과 비슷합니다. 개인적으론 크림보다 팥이 추천입니다. 메론빵은 그저 그랬는지 사진조차 없네요.

 

앞서 말했듯이 츠키지사장은 아침 방문이 추천입니다. 오후 늦게 가면 안 하는 가게들도 많고 시장의 부산스러움을 느끼기 어렵거든요. 또한 저 같은 얼리버드(혹은 그냥 피그)라면 아침 일찍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는 가게들이 많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오늘 간 집들은...

마루토요 오니기리 츠키지 · 일본 〒104-0045 Tokyo, Chuo City, Tsukiji, 4 Chome−9−9 築地場外市場 1F

Rupan (Le Pain) · 4 Chome-16-10 Tsukiji, 中央区 Chuo City, Tokyo 104-0045 일본